이 책을 읽게 된 계기

    요즘 저는 내가 무엇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저는 뭐든 그럭저럭 즐겁고 금방 싫증 나고 그래 왔거든요. 제 친한 친구 중에 무언가 하나에 빠지면 정말 죽도록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그 빠진 무언가가 생기면 정말 하루 종일 그것에 관한 생각만 하고 상당히 오랫동안 그 빠진 것에 최선을 다하죠. 심지어 항상 그것을 아주 잘하게 됩니다.

     

    이 친구를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봐왔는데 늘 행복하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리고 늘 딱히 행복함 없이 사는 저에게 본인이 하는 취미를 같이 하자고 권하곤 했습니다. 그 친구가 무언가에 빠지고 저에게 권하고 저는 싫증 나서 그만두는 패턴이 반복이 됐죠.

     

    그러다 작년부터 이런 저를 바꾸고 싶어 독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권수만 늘리던 1년간의 독서가 저를 바꾸지 못했다는 것을 느끼고 더 치열한 독서를 해야겠다 싶어 블로그를 시작하고 읽은 책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몇몇 자기 계발서를 보던 중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말이 마음속 깊이 남더라고요. 하하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좋아하는 것.. 평생 아직 못 찾은 그것을 어떻게 찾아야 하나 생각하다가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단 한 개도 쓰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하루 종일 고민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내가 곧 죽는다면 난 뭘 할까? 버킷리스트라 하기엔 조금 부족한 것들이 몇 가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큰 힌트를 얻었죠. '죽음에 대한 책을 읽어봐야겠다. 여기에 내가 원하는 것을 찾을 힌트가 있을지도 몰라'

     

    그래서 무작정 도서관에 가서 죽음에 관한 책 중 이 책을 골랐습니다.



    저자는?

    저자는 종양내과 의사로서 만나는 환자는 대부분 4기 암 환자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만나온 환자들은 삶과 죽음으로써 저자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그 이야기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마치 생의 숙제를 푸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또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고1 때 아버지를 암으로 여의고 어린 나이부터 지독한 가난과 싸우며 당당히 서울대 의대를 입학 후 현재 서울대학교 암 병원 종양내과 전문의가 되었죠. 아버지가 살아생전 빌린 돈 때문에 돌아가시자마자 장례식장에 와서 저자에게 돈 달라는 아버지의 친구들, 학원 갈 돈이 없어 교무실을 전전하며 선생님들께 질문, 학비는 커녕 생활비도 없어서 과외를 3개씩 뛰며 공부, 겨우 번 돈은 친척들이 와서 뜯어가는 등 어린 나이에 엄청난 고난을 이겨내고 성장한 모습을 보며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책은 10페이지 내외의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

    너무 열심히 산 자의 분노

    더 이상 항암치료를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 눈에 살기를 띈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의사는 항암치료를 더 이상 해도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임종까지 통증을 완화하는 호스피스 완화 치료를 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는 돈은 얼마가 되든 상관없으니 항암치료를 하자고 우겼습니다.

     

    이 남자는 소위 깡촌으로 불리는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여덟 남매 중 맏이 었습니다. 집안 사정상 동생들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장남이었고 가족은 그에게 아버지를 따라 농사를 짓기를 권했지만 그는 대학에 가겠다고 고집했습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해서 대학을 합격하고 스스로 등록금을 벌어가 대학을 졸업한 뒤 취직을 해서 회사 생활도 열심히 했습니다. 심지어 외국계 기업의 임원까지 올랐죠.

     

    그러다 오십 대 중반 한창의 나이에 신장암이 걸리게 된 겁니다. 

     

    또한 이 남자는 가족과 교감이 없었습니다. 드센 성격에 억압당하며 살아와 동거인 이상의 의미가 없어 보이는 아내, 풍족하지만 본인 기준에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아이들. 일에 몰두하느라 집보다는 밖에서 지내온 시간...

     

    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는 이 남자의 임종 소식을 듣게 됩니다.

     

    저는 이 남자가 

    가난해서, 불행해서, 행복을 갖기 위해 돈을 벌고

    내 자식은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해서 돈을 벌었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한 자신이 해온 모든 것들에 관한 행동의 관성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지배당해서

    행복과 가족을 위해서 했던 행동들이 건강을 잃게 하고 가족의 교감 또한 잃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총평

    저자가 환자의 삶과 죽음을 보며 느꼈던 것들과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저의 삶의 목표와 행복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현직 의사로서 실제 겪었던 일들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표현해 더욱 생생하게 와닿았고 짧은 에피소드들이 이어져 각각 교훈을 주는 형식이라 읽기도 편했습니다. 인생의 목표가 없다, 사는 게 재미가 없다, 의욕이 없다 하는 분들이 있다면 저는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개인 평점

    4.5/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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